Sean Christopher Wyeth 1953 br. Barn, Late 20th c. Watercolor Works on Paper 11 1/2 x 19 1/2" 오미자술 황동규 오미자 한줌에 보해소주 30도를 빈 델몬트 병에 붓고 익기를 기다린다. 아, 차츰차츰 더 바알간 색, 예쁘다. 막소주 분자分子가 설악산 오미자 기개에 눌려 하나씩 분자 구조 바꾸는 광경. 매일 살짝 보며 더 익기를 기다린다. 내가 술 분자 하나가 되어 그냥 남을까 말까 주저하다가 부서지기로 마음먹는다. 가볍게 떫고 맑은 맛! 욕을 해야 할 친구 만나려다 전화 걸기 전에 내가 갑자기 환해진다. ※출처:《몰운대행》, 문학과지성사, 1991. ..
필리포 인도니 Filippo Indoni Italian, 1800-1884 A source of amusement 1877 oil on panel Painting 18¼ x 13 5/8 in. 즐거운 편지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것을 믿는다. 다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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