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asha Kissell Starry Sky, 2019 Oil on canvas Painting 80×100 cm. 새벽밥 김승희 새벽에 너무 어두워 밥솥을 열어봅니다 하얀 별들이 밥이 되어 으스러져라 껴안고 있습니다 별이 쌀이 될 때까지 쌀이 밥이 될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사랑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출처:《냄비는 둥둥》, 창작과비평사, 2006. □ 정끝별 시인 감상 쌀과 밥이, 밥과 사랑이 이리 한통속이었군요. 시인은 말합니다. "쌀이 무엇인지 아니? 신의 이빨이란다." 인간이 배고파 헤맬 때 신이 이빨을 뽑아 빈 논에 던져 자란 게 쌀이라지요. 그렇다면, 고런 쌀로 밥을 지어 배불리 먹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
르네 기엣 René Guiette Belgian, 1893-1976 Couple 1927 Gouache Painting 54 x 41,7 cm 백년(百年) 문태준 와병 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 와 빈 의자처럼 쓸쓸히 술을 마셨네 내가 그대에게 하는 말은 다 건네지 못한 후략의 말 그제는 하얀 앵두꽃이 와 내 곁에서 지고 오늘은 왕버들이 한 이랑 한 이랑의 새잎을 들고 푸르게 공중을 흔들어 보였네 단골 술집에 와 오늘 우연히 시렁에 쌓인 베개들을 올려보았네 연지처럼 붉은 실로 꼼꼼하게 바느질해놓은 백년이라는 글씨 저 백년을 함께 베고 살다 간 사랑은 누구였을까 병이 오고, 끙끙 앓고, 붉은 알몸으로도 뜨겁게 껴안자던 백년 등을 대고 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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