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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 김종삼」, 아침엔 라면을 맛있게 먹었지 엄만 장사를 잘할 줄 모르는 행상이란다 너희들 오늘도 나와 있구나 저물어 가는 산허리에
나는나무 2024. 12. 26. 11:29
Chiu Ya-Tsai
Taiwanese, 1949 - 2013
Wen-Chi,
1995
Oil on Canvas Painting
130 x 97 cm
엄마
김종삼
아침엔 라면을 맛있게 먹었지
엄만 장사를 잘할 줄 모르는 행상이란다
너희들 오늘도 나와 있구나 저물어 가는 산허리에
내일은 꼭 하나님의 은혜로
엄마의 지혜로 먹을거랑 입을거랑 가지고 오마
엄만 죽지 않는 계단
※출처:《김종삼 전집》, 청하, 1990.
□ 정끝별 시인 감상
날품팔이 행상하는 엄마들 많았습니다. 상이군이 주정뱅이 아버지들도 많았습니다. 파출부하고 장사하는 엄마들, 실업과 노숙의 아버지들 지금도 많습니다. 산허리에 걸린 초저녁달과 함께 돌아온 엄마의 보자기 속에는, 쌀 한 봉다리와 고구마 몇 개와 신문지에 싼 간고등어 한 손이 들어 있었으면 합니다. 엄마의 살과 피로 빚어낸 마술의 밥상! 밥상 한 계단 밟고 자랐던 우리의 키눈금! 영원히, 죽지 않는 계단, 세상의 모든 엄마들!
※출처:《정끝별의 밥시이야기, 밥》, 마음의숲, 2007.
□ 김종삼 (1921~1984) 시인
1921년 4월 25일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남.
평양 광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평양 숭실중학교를 거쳐 일본 동경 도요시마豊島 상업학교에 편입, 졸업하고 동경문화학원 문학과에 입학함. 해방이 되자 귀국 극예술협회 연출부에서 음악을 담당함.
1954년 『현대예술』 6월호에 시 「돌」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함.
『현대시회』 회원으로 시를 쓰며 『시극』 동인으로 각종 시극의 음악을 연출함.
1967년 동아방송 제작부에서 음악 연출을 담당하다 정년을 맞음.
1984년 12월 8일 간경화로 생을 마감.
경기도 송추 울대리 길음성당 묘역에 영면함. 제2회 현대시학 작품상(1971), 한국시인협회상(1978)을 수상함.
개인시집 『십이음계』, 『시인학교』, 『누군가 나에 물었다』, 시선집 『북치는 소년』, 『평화롭게』, 연대시집 『전쟁과 음악과 희망과』, 공동시집 『본적지』 등을 상재함.
※출처: 교보문고 작가파일, 김종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