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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탁 - 송수권」, 지금은 목포 삼합을 남도 남합이라고 부른다 두엄 속에 삭힌 홍어와 해묵은 배추김치 그리고 돼지고기 편육 여기에 탁배기 한 잔을 곁들면
나는나무 2024. 12. 24. 18:54
Chiu Ya-Tsai
Taiwanese, 1949 - 2013
Youth in Vibrant Attire,
circa 2005
oil on canvasPainting
131.5 x 97.5 cm.
홍탁
송수권
지금은 목포 삼합을 남도 남합이라고 부른다
두엄 속에 삭힌 홍어와 해묵은 배추김치
그리고 돼지고기 편육
여기에 탁배기 한 잔을 곁들면
홍탁
이른 봄 무논에 물넘듯
어, 칼칼한 황새 목에 술 들어가네.
아그들아, 술 체엔 약도 없단다
거, 조심들 하거라 잉!
지금은 목포 삼합을 남도 삼합이라고 부른다
※출처: 《언 땅에 조선매화 한 그루 심고》, 시학, 2005.
□ 정끝별 시인 감상
영혼이나 기질은 냄새로 오는 게 아니라 맛으로 길러지는 것이라구요?
고추소금 찍은 잘 삭힌 흑산도 홍어 한 점을,
새우젓 찍은 삶은 암퇘지 살 한 점과 함께,
삼 년쯤 묵은 배추김치에 싸서 먹어야 삼합三合의 제맛인데요.
한 입 넣고 서너 번 씹다 탁배기 한 모금을 마시면 그 맛이 또 죽음이라는데요,
그 홍어에서 독한 오줌 냄새가 나야 한다나,
톡 쏘는 맛에 입천장이 까지기도 해야 한다나,
그게 남도 기질이라나 맛이라나 · · · · · · ·.
※출처:《정끝별의 밥시이야기, 밥》, 마음의숲, 2007.
□ 송수권 시인
1940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다.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으며, "문학사상"신인상에 '산문(山門)에 기대어'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60년대 초반 이후 오랫동안 남해안 일대 도서지방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1988년 소월시 문학상, 1993년 서라벌문학상, 1996년 김달진 문학상, 1999년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했다.
순천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정년하고 현재는 한국풍류문화연구소장으로 있다.
시집으로 '산문(山門)에 기대어','꿈꾸는 섬', '아도(啞陶)', '우리들의 땅', '자다가도 그대 생각하면 웃는다', '별밤지기', '바람에 지는 아픈 꽃잎처럼', '수저통에 비치는 저녁 노을' 등이 있다.
산문집으로 '다시 산문(山門)에 기대어', '사랑이 커다랗게 날개를 접고', '쪽빛세상', '사랑의 몸시학' 등이 있다.
※출처: 교보문고 작가파일, 송수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