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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 Gorman 

Native American | 1931 - 2005

 

Rosalie, 

1982   

 

lithograph Prints & Graphic Art 

28 x 35 inches 

 

 

 

 

어머니  

 

                       오탁번  

 

 

어머니, 

요즘 술을 많이 마시고 있읍니다 

담배도 많이 피웁니다 

잘못했읍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읍니다 

 

할아버지 아버지를 잊지 않겠읍니다 

밥도 많이 먹고 잠도 푹 자겠읍니다 

어머니! 

 

 

 

 

 

 

※출처:《오탁번 시전집》, 태학사, 2003. 

 


□  정끝별 시인 감상 

 

'읍니다'라고 자판을 치니 '습니다'로 자동변환됩니다. 

악착같이 '읍니다'로 바꾸어놓습니다. 

어릴 적 가정통신문에 써주셨던 어머니의 '슴니다'도 기억납니다. 

그때도 악착같이 '읍니다'로 고쳤던가요? 

저도 오늘 어머니에게 편지를 씁니다. 

어머니, 요즘 밥도 잘 거르고 있슴니다. 

잠도 푹 자지 못하고 있슴니다. 

오래 감기 들어 있슴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다 잃는다는 말씀 잊지 않겠슴니다. 

욕심 덜 부리며 살겠슴니다! 

※출처:《정끝별의 밥시이야기, 밥》, 마음의숲, 2007. 

 


□  오탁번(1943~2023) 시인 

 

 

 

1943년 충북 제천. 
백운초. 원주중 ‧ 고. 고려대 영문과, 대학원 국문과. 
1966년 동아일보(동화), 1967년 중앙일보(시), 1969년 대한일보(소설) 신춘문예. 

 

시집 『아침의 예언』, 『너무 많은 가운데 하나』, 『생각나지 않는 꿈』, 『겨울강』, 『1미터의 사랑』, 『벙어리장갑』, 『오탁번시전집』, 『손님』, 『우리 동네』, 『시집보내다』, 『알요강』, 『비백』. 

 

한국문학작가상, 동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한국시협상, 고산문학상, 김삿갓문학상, 목월문학상, 공초문학상, 유심문학상 특별상, 은관문화훈장(2010) 수상. 
한국시인협회 평의원. 고려대 명예교수.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출처: 알라딘 작가파일, 오탁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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