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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u Ya-Tsai 

Taiwanese, 1949 - 2013

 

Girl with No Face Painted in 1994 

 

oil on canvasPainting 

76 x 50 ¾ in. 

 

 

 

 

단추를 채우면서 

 

                   천양희  

 

 

단추를 채워 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 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 단추, 첫 연애, 첫 결혼, 첫 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건 

옷에 매달린 단추의 구멍 찾기 같은 것이야 

단추를 채워 보니 알겠다 

단추도 잘못 채워지기 쉽다는 걸 

옷 한 벌 입기도 힘들다는 걸 

 

 

 

 

 


□  김재홍 문학평론가 감상 

 

늘상 마음속에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학창시절 어느 선생님께서 해 주신 평범한 말씀 

"첫 단추를 잘 채워야 옷을 제대로 입을 수 있다"라는 

그 말씀을 말입니다. 

 

언제나 새로 시작하는 경건한 마음으로, 

매사 첫 단추를 바로 채우는 순수한 자세로 

그렇게 올 한  해 올바로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출처:《작은 들꽃이 보고 싶을 때》, 문학수첩, 2003. 

 


□  천양희 시인 

 

 

 

 

1942년 부산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5년 『현대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신이 우리에게 묻는다면』 『사람 그리운 도시』 『하루치의 희망』 『마음의 수수밭』 『오래된 골목』 『너무 많은 입』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 『새벽에 생각하다』 『지독히 다행한』,

 

산문집 『시의 숲을 거닐다』 『직소포에 들다』 『내일을 사는 마음에게』 『나는 울지 않는 바람이다』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소월시문학상, 현대문학상, 공초문학상, 박두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출처: 교보문고 작가파일, 천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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