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SMALL

 

베니 솔단-브로펠트 
Venny Soldan-Brofeldt 
Finnish, 1863-1945 

Kaarina Antintytär 
1933 

 

 

 

 

서울역  

 

                    공광규  

 

 

서울역 4번 플랫홈에서 부산행 고속열차를 기다리다가 발견한 

화강암에 새긴 서울밤 이정표 조각물 

서울역에서 출발하면 닿을 수 있는 거리가 음각되어 있다 

내가 오늘 가려는 부산까지 441 킬로미터 

목포까지 414 킬로미터 

강릉까지 374 킬로미터 

그런데 평양까지는 겨우 260 킬로미터로 표시되어 있다 

인천까지는 38 킬로미터인데 

내가 살고 있는 일산에서 개성까지는 더 가까울 것이다 

부산보다 조금 더 먼 신의주가 496 킬로미터 

나진은 부산 가는 거리보다 두 배 더 먼 943 킬로미터이다 

그렇더라도 고속열차로 간다면 6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이다 

내가 못 가본 저곳들은 얼른 가보고 싶은 곳들이다 

대동강 건너 신의주에서 국경을 넘어 이베리아반도까지 

나진을 거쳐 광활한 시베리아를 지나 북해의 어디쯤에 닿고 싶다 

어느 날 배낭을 꾸려서 떠났다가 

몇날 며칠을 묵으며 깨끗한 술 한잔 하고 돌아오고 싶은 곳이다 

 

 

 

 

 

※출처:《예지》, 2015년 여름호. 

 

 

 


 

 

□  반경환 시인 감상 

 

남과 북이 민족분단의 당사자이며, 남과 북이 조건없이 상호 교류를 하면서, 그것이 나진이든, 신의주이든, 선봉이든, 원산이든지 간에 개성공단과도 같은 공단을 10여 개나 더 지으면 남북통일은 저절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남북한 인구 8000만 명으로 동북아의 강대국으로 부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목포에서 서울을 거쳐, 신의주를 지나 이베리아 반도까지, 또는 부산에서 서울을 거쳐 함흥과 나진을 지나 북해까지, 대한민국은 물류의 중심지가 되고, 우리 한국인들이 잃어버릴 것이라고는 3·8선과도 같은 철의 장막일 뿐이라고 생각된다. 

 

만일, 그렇다면 우리 한국사회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첫 번째는 민족의 주체성의 문제이고, 두 번째는 좌우 이념의 대립과 불신의 문제이다. 세 번째는 부정부패의 심화의 문제이고, 네 번째는 교육개혁을 통한 기초생활질서의 문제이다. 통화주권도 없고, 환율주권도 없다. 식량주권도 없고, 안보주권도 없다. 영토주권도 없고, 외교주권도 없다. 

 

한반도의 문제에 있어서 남북의 당사자인 우리 한국인들은 늘 배제되고 있으며, 이민족의 손짓에 따라서 언제, 어느 때나 추풍의 낙엽처럼 떨어질 운명에 처해 있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 인간들은 사회적 동물이고, 분업과 협업이 그 사회적 조직의 형태로 되어 있다. 자본주의 사회는 개인의 자유와 사유재산제도를 인정하지만, 조세제도를 통하여 만민평등과 공정한 부의 분배를 하게 된다. 

※출처:'《사상의 꽃들》, 지혜, 2017' 에서 발췌함. 

 

 


 

□  공광규 시인 

 

 

 

여린 풀과 벌레와 곤충을 밟지 않으려고 맨발로 산행하는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시를 쓰고 있습니다.

 

1960년 서울 돈암동에서 태어나 충청남도 청양에서 자랐습니다.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86년 《동서문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된 이후 신라문학대상, 윤동주상 문학대상, 동국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김만중문학상, 고양행주문학상, 디카시작품상, 신석정문학상, 녹색문학상, 단국문학상, 한용운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자연 친화적이고 호방한 시 〈담장을 허물다〉는 2013년 시인과 평론가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로 선정되었습니다. 그의 시 <별국>, <얼굴 반찬>, <소주병>, <별 닦는 나무>가 중고등 교과에 실려 있으며, <별국>은 2019년 호주 캔버라대학교 부총장 국제 시 작품상(University of Canberra Vice Chancellor's International Poetry Prize)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시집으로 《담장을 허물다》, 《서사시 금강산》, 《서사시 동해》 등과 산문집 《맑은 슬픔》이 있으며,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성철 스님은 내 친구》, 《마음 동자》, 《윤동주》, 《구름》, 《흰 눈》, 《하늘 그릇》, 《담장을 허물다》, 《할머니의 지청구》, 《엄마 사슴》, 《청양장》, 《별국》 등이 있습니다.  

※출처: 알라딘 작가파일, 공광규 

 

 

LIST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