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cja Kappa Polish, 1973 Southern Relax, 2022 Acrylic, Oil, Canvas, Metal Painting 100 cm x 100 cm 긍정적인 밥 함민복 시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출처:《모..
Alexander Goudie Scottish, 1933 - 2004 Eater Table oil on canvas Painting 32.75" high x 43" wide 밥 천양희 외루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출처:《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 작가정신, 1998.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저자천양희출판작가정신출판일1998.07.07 □ 정끝별 시인 감상 외로워서 먹는 밥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돌아서면 도로 허기집니다. 권태로워서 자는 잠은 아무리 많이 자도 잠이 잠을..
Chuah Siew Kek Malaysian, 1947 ORCHIDS Batik Decorative Art 43 cm x 57 cm 한란(寒蘭) 최승범 옥빛 꽃봉으로 해맑게 부풀더니 한 송이 또 한 송이 눈결에 또 한 송이 벙긋이 벙근 아침은 천하 온통 내 것일레 마음 들뜨지 말라 차분하라 잔잔하라 눈맞춤 눈을 돌려 책장을 펼쳐 들자 방 가득 옥빛 향기 일어 마음 다시 들썩이네 □ 김재홍 문학평론가 감상 난초만큼 선비들의 시문이나 서화에 즐겨 등장하는 소재 또는 제재도 그리 많은 편은 아닐 겁니다. 난초 잎의 곧고 부드러운 선미(線美)는 흔히 선비들의 곧은 지절이나 멋스런 풍류를 일컫는 상징으로 쓰이곤 하기 때문..
Kazimierz Mikulski Polish, 1918 - 1998 PRZED ODLOTEM, 1989 oil, canvas Painting 73 x 60 cm 오늘 구상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이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 김재홍 문학평론가 감상 우리는 오늘도 하루하루,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