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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ander Goudie 

Scottish, 1933 - 2004

 

 

Eater Table 

 

oil on canvas Painting 

32.75" high x 43" wide

 

 

 

밥  

 

                천양희  

 

 

외루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출처:《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 작가정신, 1998.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
-
저자
천양희
출판
작가정신
출판일
1998.07.07

 

 


□  정끝별 시인 감상 

 

외로워서 먹는 밥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돌아서면 도로 허기집니다. 

권태로워서 자는 잠은 아무리 많이 자도 잠이 잠을 부를 뿐입니다. 

슬픔에 겨워 우는 울음은 아무리 많이 울음이 샘솟곤 합니다. 

궁지에 몰린 마음들이 소화되지 못한 채 되풀이로 배설되기 때문이죠. 

그러니 차라리 밥처럼 꼭꼭 씹으라는군요. 

꼭꼭 씹어 소화시킨 외로움이나 권태나 슬픔은 더 이상 외로움이나 권태나 슬픔이 아닙니다. 

잘 씹어 소화시킨 밥이 더 이상 밥이 아니듯 말입니다. 

※출처:《정끝별의 밥시이야기, 밥》, 마음의숲, 2007.  

 


□  천양희 시인 

 

 

 

1942년 1월 21일 부산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신이 우리에게 묻는다면』 『사람 그리운 도시』 『하루치의 희망』 『마음의 수수밭』 『오래된 골목』 『너무 많은 입』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 『새벽에 생각하다』 『지독히 다행한』, 산문집 『시의 숲을 거닐다』 『직소포에 들다』 『내일을 사는 마음에게』 『나는 울지 않는 바람이다』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소월시문학상, 현대문학상, 공초문학상, 박두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출처: 알라딘 작가파일, 천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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