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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읽기
「그 말이 가슴을 쳤다 - 이중기」, 쌀값 폭락했다고 데모하러 온 농사꾼들이 먼저 밥이나 먹고 보자며 자장면 집으로 몰려가자 그걸 지켜보던 밥집 주인 젊은 대머리가 저런, 저런, 쌀값 아직 한참은 더 떨어져야 돼 쌀 농사 지키자고 데모하는 작자들이 밥은 안 먹고 뭐! 수입밀가루를 처먹어?
나는나무 2024. 12. 28. 19:25SMALL
Alex KatzPurple
American, 1927
Tulips 1 from Flowers Portfolio,
2021
Archival pigment inks
on Innova Etching Cotton Rag 315 gsm paper
81.28 x 119.38 см
그 말이 가슴을 쳤다
이중기
쌀값 폭락했다고 데모하러 온 농사꾼들이 먼저
밥이나 먹고 보자며 자장면 집으로 몰려가자
그걸 지켜보던 밥집 주인 젊은 대머리가
저런, 저런, 쌀값 아직 한참은 더 떨어져야 돼
쌀 농사 지키자고 데모하는 작자들이
밥은 안 먹고 뭐! 수입밀가루를 처먹어?
에라 이 화상들아
똥폼이나 잡지 말든지
나는 그 말 듣고 내 마음 일주문을 부숴 버렸다
※출처:《포항문학》, 2000.
□ 정끝별 시인 감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 총궐기대회가 종로 보신각 앞에서 있었습니다.
피할 수 없는, 농업·문화 ·교육 ·통신 ·병원 ·보험 ·금융 ·공기업의 세계화世界化.
세계화 속 미국적 세계화歲計化!
마음의 일주문을 부수는 건 나중의 일.
우리들 밥줄의 일주문부터 세워야겠습니다.
※출처:《정끝별의 밥시이야기, 밥》, 마음의숲, 2007.
□ 이중기 시인
1957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다.
1992년 시집 '식민지 농민'으로 작품 활동을 하였으며,
시집으로 '숨어서 피는 꽃', '밥상 위의 안부', '다시 격문을 쓴다', '오래된 책' 등이 있다.
※출처: 교보문고 작가파일, 이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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