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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관北關 - 백석」, 명태明太 창난젓에 고추무거리에 막칼질한 무이를 뷔벼 익힌 것을 이 투박한 북관北關을 한없이 끼밀고 있노라면 쓸쓸하니 무릎은 끊어진다
나는나무 2024. 12. 21. 11:53
Alex Katz
Ace Airport,
1998
oil on canvas Painting
canvas 60 by 114⅛ in
북관北關
백석
명태明太 창난젓에 고추무거리에 막칼질한 무이를 뷔벼 익힌 것을
이 투박한 북관北關을 한없이 끼밀고 있노라면
쓸쓸하니 무릎은 끊어진다
시큼한 배척한 퀴퀴한 이 내음새 속에
나는 가느슥히 여진女眞의 살냄새를 맡는다
얼근한 비릿한 구릿한 이 맛 속에선
까마득히 신라新羅백성의 향수鄕愁도 맛본다
※출처:《백석 시전집》, 창작사, 1987.
□ 정끝별 시인 감상
명태창난젓과 고추무거리(거친 고추찌꺼기)에 막칼질한 무를 비벼 익혔다니, 북관 음식 가자미식해와 '다대기'에 무를 비벼 익힌 듯하겠군요.
젓갈의 비리고 고리한 맛과, 고추의 맵고 얼큰한 맛과, 무의 달고 시원한 맛이 어우러져 푹 ㅡ 익었겠습니다.
그게 '시큼한 배척한 퀴퀴한' 냄새에 '얼근한 비릿한 구릿한' 맛이라니 · · · · ·.
또 그게 북쪽 끝 여진의 살내음이고 남쪽 끝 신라 백성의 향수라니 · · · · ·.
한반도의 천 년을 종縱하고 횡橫하는 시인의 미각 앞에 기꺼이 무릎을 꿇어집니다레~
※출처:《정끝별의 밥시이야기, 밥》, 마음의숲, 2007.
□ 백석(1912~1996) 시인
백석(白石, 1912∼1996)은 본명 백기행(白夔行)]은 1912년 평안북도 정주 출생이다. 1929년 오산고보를 졸업하고, 이듬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소설 <그 모(母)와 아들>이 당선되었다. 이 작품에서 백석이란 필명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조선일보 장학생으로 뽑혀 일본 유학의 길을 떠나 도쿄의 아오야마학원(靑山學院) 영문과를 다녔고 1934년에 졸업했다. 귀국 후 조선일보사 기자로 입사해 계열 잡지 ≪조광≫, ≪여성≫ 등의 편집을 맡았다. 1935년 시 <정주성>을 조선일보에 발표하면서 시인으로 데뷔했다.
1936년에는 첫 시집 ≪사슴≫을 선광인쇄주식회사에서 100부 한정판으로 발간하고 문단의 벗들과 서울 태서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1936년 함경남도 함흥의 영생고보 교원으로 직장을 옮겼다.
1938년 교직을 사임하고 서울로 돌아와 조선일보에 복직했다. 1939년 식민지조선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당시 만주제국의 수도 신징(新京)으로 이주했다. 1940년 토마스 하디의 장편 소설 ≪테쓰≫의 번역 출판을 위해 서울에 잠시 다녀갔다.
1941년 만주에서는 측량 보조원, 소작인 생활, 세관 업무를 보는 관리 등에 종사했고 북방의 여러 지역을 떠돌았다. 1945년 일제 패망과 더불어 고향으로 돌아와 한때 과수원 관리인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평양에서 고당 조만식 선생의 비서로 활동했다. 김일성정권 수립 후 북조선 문학예술총동맹 제4차 중앙위원회 외국문학 분과원으로 일했고 김일성대학에도 출강했다.
1949년 러시아 작가 숄로호프의 방대한 장편소설 ≪고요한 돈≫을 백석 특유의 문체로 번역 출판했다. 1956년 아동문학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창작에 몰두하며 여러 편의 아동문학 평론을 발표했다. 평양 ≪문학신문≫ 편집위원으로 일했다.
1957년 동화시집 ≪집게네 네 형제≫를 발간했다. 1959년 평양 문단에서 숙청되어 삼수군 관평리의 협동농장으로 내려가 이후 36년 동안 양치기 일에 종사했다. 1962년 북한 문단에서의 복고주의 비판에 연루되어 모든 창작활동을 중지하고 산골에서 가족들과 조용하게 살다가
1995년 83세로 사망했다.
1987년 분단 이후 최초로 서울에서 ≪백석 시 전집≫(이동순 편, 창작과비평사)이 출간되었고, 이 책은 백석 연구의 기점이 되었다.
※출처: 교보문고 작가파일, 백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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