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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zabeth Coyle 

Brazilian,  1956 

 

Sweet 

 

acrylic on canvas Painting 

Size: 91 x 123cm 

 

 

 

 

추모합니다  

 

                    이성미 

 

 

나는 읽는다 너는 가고 

 

네가 남긴 책갈피에서 

머리카락이 

아침 국그릇에 떨어졌다 

 

호수처럼 국물이 

출렁, 하더니 

 

곧 잠잠해졌다 

 

 

 

 

 

※출처:《너무 오래 머물렀을 때》, 문학과지성사, 2005. 

 

 


□  정끝별 시인 감상 

 

누구의 머리카락이었을까. 

네가 가고 내가 읽었던 건 무엇이었을까. 

너는 누구였을까. 

사랑의 빈자리는 넓기만 합니다. 

사랑이 머물다간 흔적을 머리카락 한 올이 지탱하고 있습니다. 

더럭, 터럭 한 올이었겠습니다. 

그래도 산다는 건, 국 국물에 빠진 네 머리카락 한 올 건져내고 식은 국 국민 남기없이 떠먹는 일입니다. 

국그릇에 밥을 통째로 말아 북북 떠먹는 일입니다.

둘이서 먹었던 밥을 혼자서 온전히 먹어내는 일입니다. 

너의 흔적까지를 깨끗이 먹어치우는 일입니다. 

아프지 않았으면 합니다. 

※출처:《정끝별의 밥시이야기, 밥》, 마음의숲, 2007. 

 


□  이성미 시인 

 

 

 

1967년에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하였다. 

2001년 『문학과사회』에  「나는 쓴다」 외 3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너무 오래 머물렀을 때』 『칠 일이 지나고 오늘』이 있다.

제5회 시로여는세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출처: 예스24 작가파일, 이성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