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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 McKinniss 

American , 1985

 

Ross at the Beach, 

2007

 

oil on canvas Painting

50 1/4 x 40 x 1 1/2 in.

 

 

 

땅의 아들  

 

                       고재종  

 

 

아버지는 죽어서도 쟁기질 하리 

죽어서도 살점 같은 땅을 갈아 모를 내리 

 

아버지는 죽어서도 물 걱정 하리 

죽어서도 가물에 타는 벼 한 포기에 애타하리 

 

아버지는 죽어서도 낫질을 하리 

죽어서도 나락깍지 무게에 오져 하리 

 

아버지는 죽어서도 밥을 지으리 

죽어서도 피 묻은 쌀밥 고봉 먹으리 

 

그러나 아버지는 죽지 않으리 

죽어서도 가난과 걱정과 눈물의 일생 

땅과 노동과 쌀밥으로 살아 있으리 

 

 

 

 

 

※출처:《사람의 등불》, 실천문학사, 1992. 

 


□  정끝별 시인 감상 

 

쌀 '미米' 자 속에는 八이 두 번 들어 있다지요. 

논 갈고 볍씨 뿌리고 모내기하고 병충해 막아주고 수확하기까지, 

쌀 한 톨에는 농부의 손이 여든여덟 번 간다지요. 

평생을 논과 눈맞았던 아버지! 

아버지의 놀이터이자 일터이자 전쟁터이자 무덤터인 이 땅에서 온몸으로 지어낸 아버지의 쌀과 밥. 

쌀들의 말간 고요, 

펄펄 끓은 저 오진 고봉밥. 

※출처:《정끝별의 밥시이야기, 밥》, 마음의숲, 2007. 

 


□  고재종 시인 

 

 

 

1959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

1984년 실천문학 신작시집 『시여 무기여』에 「동구밖집 열두 식구」 등 7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바람 부는 솔숲에 사랑은 머물고』, 『새벽 들』, 『사람의 등불』, 『날랜 사랑』, 『앞강도 야위는 이 그리움』, 『그때 휘파람새가 울었다』, 『쪽빛 문장』, 『꽃의 권력』, 『고요를 시청하다』와 육필시선집 『방죽가에서 느릿느릿』이 있고, 

 

산문집으로 『쌀밥의 힘』, 『사람의 길은 하늘에 닿는다』와 시론집 『주옥시편』, 『시간의 말』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시와시학상 젊은시인상, 소월시문학상, 영랑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을 역임했다. 

※출처: 교보문고 작가파일, 고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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