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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iela Rodo-Boulanger 

LUBLIN - GIRL ON BICYCLE 
1982


POSTER

Prints & Graphic Art

34 x 27 in.

 

 

 

헤매는 잉거스*의 노래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나 개암나무 숲으로 갔네. 

머릿속에서 타는 불 있어 

나뭇가지 꺽어 껍질 벗기고, 

갈고리 바늘에 딸기 꿰고 줄에 매달아, 

흰 나방 날고 

나방 같은 별들 멀리서 반짝일 때, 

나는 냇물에 그 열매를 던져 

작은 은빛 송어 한 마리 낚았네. 

 

돌아와 그걸 마루 바닥에 놓고 

불을 피우러 갔지. 

그런데 뭔가 마룻바닥에서 바스락거렸고, 

누가 내 이름을 불렀네: 

송어는 사과꽃을 머리에 단 

어렴풋이 빛나는 아씨가 되어 

내 이름을 부르곤 뛰어나가 

빛나는 공기 속으로 사라졌네. 

 

우묵한 땅 솟은 땅을 헤매느라고 

비록 나 늙었어도, 

그녀 간 곳을 찾아내어 

입 맞추고 손 잡으리: 

그리하여 얼룩덜룩 긴 풀 사이를 걸으며 

시간과 세월이 다할 때까지 따리라, 

달의 은빛 사과, 

해의 금빛 사과들을. 

 

 

 

*잉거스: 아일랜드 신화에 나오는 미와 사랑의 신 

 

 

 

 

 

※출처:《첫사랑》, 민음사, 2001 

 


 

□  황인숙 시인 감상 

 

대개 내 또래 대한민국 사람은 청소년기에 예이츠의 시 한 편을 감상할 수 있었다. 

 

나 이제 일어나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거기 외 엮어 진흙 바른 오두막 짓고 

아홉 이랑 콩을 심고, 꿀벌통 하나 두고, 

벌들 잉잉대는 숲속에 홀로 살으리 

 

이렇게 시작되는 「이니스프리 호도(湖島)」가 중학교 국어과 국정교과서에 실려 있었다. 이니스프리라는 지명도상큼했고, 지금 여기를 떠나 혼자 어디론가 가리라는 정서도 와 닿았고 리드미컬해서, 내 사춘기 시심(詩心)을 달콤하게 건드렸던 기억이 난다. 

 

내 또래 대한민국 사람이 청년이 됐을 때, 예츠의 시 「술 노래」한 구절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술은 입으로 들고/ 사랑은 눈으로 든다"가 한 주류회사의 광고 문구로 쓰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또래 대한민국 사람이 삼십대 막바지로 접어들 때, 예이츠 시의 한 조각이 별똥별처럼 떨어졌다. 어떤 이는 보고 어떤 이는 못 보았을 것이다. 중년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메릴 스트립에게 만나기를 청하는 쪽지에 적은 "흰 나방 날고 / 나방 같은 별들 멀리서 반짝일 때". 바로 「헤매는 잉거스의 노래」 한 구절이다. 흰 나방이 나니 여름이겠지. 나방 같은 별들 멀리서 반짝이는 여름이라면 오후 여덟 시쯤? 

 

「헤매는 잉거스의 노래」는 독자를 일상 현실로 사뿐 뛰어올라, 몽롱하고 아름다운 신화적(동양으로 치면 도가적?) 세계로 끌려들어가게 하는 시다. "머릿속에서 타는 불 있어", 그것은 아마도 사랑의 열망이겠지. 그 열망으로 헤매는 마음을 달래려고 어두운 밤 홀로 숲에 들어가 낚시를 한다. 이태백이 놀 만한 유유하고 청정한 환경이다. 그만한 여유가 예이츠의 시와 삶에 낭만을 허했을 것이다. 

 

비의적 에로티시즘의 향기가 싱싱한 비린내처럼 피어오르는 시 「헤매는 잉거스의 노래」를 한 번 더 읽어본다. 생각이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로 돌아간다. 나흘간의 사랑 뒤 영이별을 한 주인공들의 심경이 이렇지 않았을까? 

 

"비록 나는 늙었어도, / 그녀 간 곳을 찾아내어 / 입 맞추고 손 잡으리; / 그리하여 얼룩덜룩 긴 풀 사이를 걸으며 / 시간과 세월이 다할 때까지 따리라, / 달의 은빛 사과, / 해의 금빛 사과들을." 

※출처:《하루의 시》, 책읽는수요일, 2016.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William Butler Yeats·1865~1939)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영시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서,

‘최후의 낭만주의자’로 불리며

19세기의 낭만주의 시와 현대시의 가교역할을 한 시인이다.

 

1865년에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출생하여,

켈트족의 민담과 설화, 동양의 신비주의사상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졌다.

특히 민족정신 고양을 위한 아일랜드 문예부흥운동에 힘썼으며,

1923년에는 아일랜드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작품으로는 <어쉰의 방랑>(1889), <쿨 호수의 야생백조>(1917), <탑>(1928), <나선계단>(1933) 등 많은 시집과

<시극전집>(1934), 켈트족의 민담 모음집인 <켈트의 여명>(1893),

자동기술법에 의해 자신의 독특한 사상체계를 담은 <비전>(1926, 1937) 등이 있다. 

※출처: 알라딘 작가파일, 윌리업 버틀러 예이츠 

 

 

 

 

 
예이츠와 탈식민성
본서는 이러한 다소 복잡한 인생의 스펙트럼을 가진 시인 예이츠에 대해 탈식민주의 관점에서 재조명해 보고자 기획되었다. 본래 저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책 형식으로 새롭게 다듬은 본 연구서는 예이츠의 탈식민성에 관해, 특히 그의 초기 시편들을 바탕으로 접근하여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좀 더 쉽게 풀어쓰고자 노력했다. 또한, 탈식민주의의 시각에서 추려낸 시인의 초기 시에 대하여, 시 자체로도 훌륭한 감상이 될 수 있도록 우리말 시 번역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본 연구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구성되었다. 제1부에서는 예이츠의 탈식민성에 대해 그의 초기 시편들을 근거로 하여 그의 탈식민주의 시인으로서의 진정성을 논증하였으며, 제2부에서는 예이츠의 초기 탈식민주의 시편들 중 주요 작품들을 따로 모아 모두 원서 그대로 전문을 실어 다시 시 자체만을 더 깊이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책 말미에는 본 연구에서 인용된 참고문헌에 대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모두 원문 그대로 실어 두었다. 시인 예이츠 및 탈식민주의에 더 깊은 고찰을 희구하는 독자들이라면 책의 제2부와 참고문헌 편도 관심 있게 읽어본다면 상당히 좋을 것이다. - 머리말 에서
저자
조참훈
출판
한국문화사
출판일
2019.12.20
 
첫사랑
19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W.B 예이츠가 그려내는 사랑 시! 시인 김용성이 우리말의 감성을 더해 번역의 한계를 뛰어넘다! 예이츠의 시「 He Wishes for the Cloths of Heaven」은 김소월의 대표작 「진달래꽃」이 탄생하는 데 큰 영향을 준다. 김용성의 번역시는 영시를 우리말 시로 제대로 살려낼 뿐 아니라, 우리의 시 세계를 더 풍부하게 한다.
저자
W B 예이츠
출판
북랩
출판일
2017.10.25
 
예이츠 시선
19세기 후반기까지 예이츠가 쓴 대개의 작품을 관통하는 것은 시적 화자의 아스라한 그리움의 표출이다. 작품의 소재가 아름다운 여성이든 자연의 풍광이든 간에, 그 대상 너머 어떤 것에 대한 아련한 동경이나 애틋한 그리움 또는 떨쳐낼 수 없는 정서의 잔영을, 시의 화자는 소중한 보물을 조심스럽게 다루듯 한 행 한 행에 풀어내 보인다.
저자
윌리엄 예이츠
출판
지식을만드는지식
출판일
2011.09.15
 
W B. 예이츠 시 해설
『W. B. 예이츠 시 해설』은 인류가 보이지 않는 성배를 심안으로 보고 찾을 수 있도록 예이츠의 위대한 현존을 보여주고자 하는 책이다. 예이츠의 상징 속의 사상의 근원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한다면 그 난해한 상징들은 술술 풀려간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그 모든 시의 주제가 일맥상통하여 잘 풀리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저자
조미나
출판
이담북스
출판일
201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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