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cja Kappa Polish, 1973 Southern Relax, 2022 Acrylic, Oil, Canvas, Metal Painting 100 cm x 100 cm 긍정적인 밥 함민복 시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출처:《모..
Natasha Kissell Starry Sky, 2019 Oil on canvas Painting 80×100 cm. 새벽밥 김승희 새벽에 너무 어두워 밥솥을 열어봅니다 하얀 별들이 밥이 되어 으스러져라 껴안고 있습니다 별이 쌀이 될 때까지 쌀이 밥이 될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사랑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출처:《냄비는 둥둥》, 창작과비평사, 2006. □ 정끝별 시인 감상 쌀과 밥이, 밥과 사랑이 이리 한통속이었군요. 시인은 말합니다. "쌀이 무엇인지 아니? 신의 이빨이란다." 인간이 배고파 헤맬 때 신이 이빨을 뽑아 빈 논에 던져 자란 게 쌀이라지요. 그렇다면, 고런 쌀로 밥을 지어 배불리 먹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