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uah Siew Kek Malaysian, 1947 ORCHIDS Batik Decorative Art 43 cm x 57 cm 한란(寒蘭) 최승범 옥빛 꽃봉으로 해맑게 부풀더니 한 송이 또 한 송이 눈결에 또 한 송이 벙긋이 벙근 아침은 천하 온통 내 것일레 마음 들뜨지 말라 차분하라 잔잔하라 눈맞춤 눈을 돌려 책장을 펼쳐 들자 방 가득 옥빛 향기 일어 마음 다시 들썩이네 □ 김재홍 문학평론가 감상 난초만큼 선비들의 시문이나 서화에 즐겨 등장하는 소재 또는 제재도 그리 많은 편은 아닐 겁니다. 난초 잎의 곧고 부드러운 선미(線美)는 흔히 선비들의 곧은 지절이나 멋스런 풍류를 일컫는 상징으로 쓰이곤 하기 때문..

InSuk Park Korean, 1944 Persimmon tree, 2012 oil on canvas Painting 31.8×40.9cm 십오 촉 최종천 익을 대로 익은 홍시 한 알의 밝기는 오 촉은 족히 될 것이다 그런데, 내 담장을 넘어와 바라볼 때마다 침을 삼키게 하는, 그러나 남의 것이어서 따 먹지 못하는 홍시는 십오 촉은 될 것이다 따 먹고 싶은 유혹과 따 먹어서는 안 된다는 금기가 마찰하고 있는 발열 상태의 필라멘트 이백이십짜리 전구를 백십에 꽂아 놓은 듯 이 겨울이 다 가도록 떨어지지 않는 십오 촉의 긴장이 홍시를 켜 놓았다 그걸 따 먹고 싶은 홍시 같은 꼬마들의 얼굴도 커져 있다 ※출처:《눈물은 푸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