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소라게 - 이창기」, 잘 다듬은 푸성귀를 소쿠리 가득 안은 막 시골 아낙이 된 아내가 쌀을 안치러 쪽문을 열고 들어간 뒤 청솔모 한 마리 새로 만든 장독대 옆 계수나무 심을 자리까지 내려와 고개만 갸웃거리다 부리나케 숲으로 되돌아간다
Norman Catherine South African, 1949 Zebra Suit giclée print Prints & Graphic Art 23 x 20 cm 즐거운 소라게 이창기 잘 다듬은 푸성귀를 소쿠리 가득 안은 막 시골 아낙이 된 아내가 쌀을 안치러 쪽문을 열고 들어간 뒤 청솔모 한 마리 새로 만든 장독대 옆 계수나무 심을 자리까지 내려와 고개만 갸웃거리다 부리나케 숲으로 되돌아간다 늦도록 장터 한 구석을 지키다 한 걸음 앞서 돌아가는 흑염소처럼 조금은 당당하게, 제집 드나드는 재미에 갑자기 즐거워진 소라게처럼 조금은 쑥스럽게, 얼마 전에 새로 번지가 생긴 땅에 한 채의 집을 지은 나는 세 식구의 가장(家長)으로서..
좋은 시 읽기
2024. 9. 14. 13:26